야구 인생 열전

공룡은 오래된 야구 도시에서 자랐습니다

2011년 창단에서 2020년 첫 우승까지. 마산의 야구 기억 위에 자리를 잡은 NC 다이노스와 창원의 두 구장을 돌아봅니다.

새 구단이 찾아온 곳에는 이미 야구가 있었습니다

NC의 초기 홈구장이었던 마산야구장

NC 다이노스는 2011년 창단한 구단입니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경기를 보던 사람에게는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팀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고지의 야구까지 그때 처음 생긴 것은 아닙니다. 마산을 포함한 창원 지역에는 오래전부터 야구를 보고 선수를 응원해 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새 구단과 오래된 지역의 기억이 만난 셈입니다.

롯데를 응원해 온 입장에서는 마산이라는 지명만으로도 여러 장면이 떠오릅니다. 그곳에서 프로야구를 보던 사람들이 있었고, 자기 지역을 대표할 팀을 바라던 마음도 있었습니다. NC의 출발은 리그에 팀 하나가 더 들어온 사건이면서 지역 팬들에게는 일상의 중심이 될 홈구단이 생긴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다이노스를 짧은 역사의 팀이라고만 소개하면 배경이 조금 비어 보입니다. 구단의 창단 연도는 정확히 2011년으로 두되, 그 구단을 맞이한 도시의 야구 경험까지 함께 보는 편이 좋겠습니다. 창단 이전의 지역 경기를 NC의 공식 기록으로 합칠 수는 없지만 팬들의 기억을 설명하는 데에는 중요한 맥락이 됩니다.

아홉 번째 팀이 자기 자리를 만드는 과정

야구 글러브의 앞면과 뒷면

NC는 2012년 퓨처스리그를 거쳐 2013년 KBO리그 무대에 합류했습니다. 창단한 해와 1군 리그에 들어온 해가 다르다는 점을 알아 두면 초기 연혁이 정리됩니다. 구단을 만들고 선수단을 갖추는 시간, 리그에서 실제로 경쟁을 시작하는 시간은 같은 날짜에 한꺼번에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새 팀에는 경험 있는 선수와 이제 기회를 얻는 선수가 함께 필요합니다. 선배의 이름값만으로 미래를 만들 수 없고,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만으로 긴 시즌을 버티기도 어렵습니다. NC의 초기 모습을 돌아보면 그 두 시간을 연결하는 과정이 보입니다. 누군가에게는 경력을 이어 가는 곳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처음 자기 자리를 얻는 곳이었습니다.

2014년에는 첫 포스트시즌을 경험했고, 2016년에는 한국시리즈에 올랐습니다. 1군에 합류한 뒤 비교적 빠르게 큰 무대를 밟은 것입니다. 그렇다고 신생팀이라는 이유만으로 과정이 쉬웠다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새 팀에 대한 기대와 실제 경기에서 이겨야 하는 부담은 별개의 문제였을 테니까요.

저는 이 시기를 볼 때 창단 멤버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합니다. 이미 자리가 잡힌 구단에 들어가는 것과 팀의 첫 기록을 함께 만드는 것은 다른 경험일 것입니다. 첫 홈경기와 첫 가을야구를 응원한 팬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의 오래된 추억을 배워 가는 대신 자기 눈앞에서 구단의 첫 장면이 생기는 시간을 보낸 것입니다.

2020년의 우승과 검을 든 장면

NC 다이노스의 우승 기념 집행검 세리머니

NC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은 2020년에 찾아왔습니다. 정규시즌 1위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이기며 통합 우승을 완성했습니다. 2016년 같은 상대에게 준우승했던 기억을 알고 보면 새 우승의 의미가 더 또렷해집니다. 한 번 큰 무대에서 졌다고 그 구단의 다음 도전까지 정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장면이었습니다.

그해 우승 뒤 선수들이 검 모양의 기념물을 들어 올린 모습은 다른 팀 팬에게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늘 보던 우승 세리머니와 조금 다른 그림이었기 때문입니다. 게임 회사에서 출발한 구단의 배경과 공룡이라는 상징이 어울려, 다이노스만의 우승 사진으로 남았습니다. 역사란 엄숙한 기록표에만 저장되는 것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다만 그 특별한 사진만으로 시즌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마운드와 타선이 긴 일정을 버티고 마지막 시리즈까지 자기 역할을 해내야 가능한 결말이었습니다. 새롭고 재미있는 구단의 이미지는 실제로 경기를 잘한 선수들의 성과 위에 놓였습니다. 첫 우승의 장식보다 그 아래 쌓인 경기들을 함께 기억하고 싶습니다.

마산야구장 옆에서 이어지는 다음 장

창원NC파크의 그라운드와 관중석

NC는 2019년부터 창원NC파크를 홈구장으로 사용합니다. 초기의 마산야구장과 지금의 구장은 다른 공간입니다. 옛 구장에서 시작한 팬과 새 구장에서 처음 야구를 본 팬이 서로 다른 사진을 간직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두 구장의 모습을 나란히 보면 구단이 성장하는 동안 관람의 풍경도 달라졌다는 사실이 실감납니다.

새 구장에서 야구를 즐기는 어린 팬에게 NC는 처음부터 존재했던 자기 동네 팀일 것입니다. 아직도 신생팀이라는 말을 습관처럼 붙이는 제 세대와는 감각이 다릅니다. 그 차이를 생각하면 구단의 나이는 달력으로만 정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자기 야구 인생 전체를 함께한 팀이 이미 되어 있습니다.

다이노스의 역사는 오래된 강팀을 따라가는 이야기로만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지역의 야구 기억 위에 새 이름을 세우고, 자기 선수와 구장을 갖추고, 첫 우승의 장면까지 만들어 왔습니다. 마산의 관중석에서 시작한 마음과 창원NC파크에서 새로 자라는 마음이 함께 있다는 것, 저는 그 연결에서 NC다운 이야기를 찾게 됩니다.

기록·연혁 참고: 자료 1 · 자료 2 · 자료 3 · 자료 4


이미지 출처

  1. NC의 초기 홈구장이었던 마산야구장 — Choi2451 at Korean Wikipedia, CC0.
  2. 야구 글러브의 앞면과 뒷면 — Jeremy Kemp, Public domain.
  3. NC 다이노스의 우승 기념 집행검 세리머니 — OSEN SPORTS, CC BY 3.0.
  4. 창원NC파크의 그라운드와 관중석 — Rienzi, CC BY-SA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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