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인생 열전

간판이 바뀌어도 영웅들의 야구는 계속됩니다

2008년 서울에서 출발한 히어로즈, 목동에서 고척으로 옮겨 간 야구. 세 번의 한국시리즈 도전과 선수 성장의 기억을 살펴봅니다.

히어로즈의 역사는 2008년부터입니다

목동야구장을 홈으로 쓰던 히어로즈의 경기

키움 히어로즈는 구단 이름 때문에 처음 야구를 보는 분들이 헷갈리기 쉬운 팀입니다. 예전에는 넥센이라고 불렀는데 다른 팀이 된 것인지, 현대 유니콘스와는 어떤 관계인지 궁금할 수 있습니다. 현재 히어로즈는 2008년 서울을 연고로 새로 출발한 구단입니다. 이 시작점을 먼저 잡아 두면 이후의 이름 변화도 정리하기 쉬워집니다.

현대가 문을 닫은 뒤 그 선수들이 히어로즈로 이어진 부분은 있지만, 구단의 공식 창단과 기록 계보를 현대의 것까지 그대로 합치는 것은 다릅니다. 현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키움의 통산 우승에 넣어서는 안 됩니다. 선수의 경력이 이어지는 일과 구단의 역사가 이어지는 일을 나누어 보아야 하는 사례입니다.

히어로즈는 메인 스폰서에 따라 팀 이름이 바뀌어 왔습니다. 우리라는 이름을 거쳐 히어로즈, 넥센, 그리고 2019년부터 키움이라는 이름으로 경기를 치렀습니다. 넥센에서 키움으로 바뀌었다고 선수들의 앞선 기록이나 구단의 도전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히어로즈라는 중심 이름을 따라가면 하나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목동의 하늘에서 고척의 지붕 아래로

고척스카이돔 내부의 그라운드

히어로즈의 초기 기억에는 목동야구장이 있습니다. 지금보다 가까워 보이는 관중석과 하늘이 열린 구장의 풍경을 떠올리는 팬들이 있을 것입니다. 당시 사진 속 넥센이라는 글자는 그 시절의 구단 이름입니다. 오래된 유니폼과 구장 사진은 현재와 다르다는 이유로 낡은 정보가 아니라 지나온 시간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2016년부터 홈구장은 고척스카이돔으로 바뀌었습니다. 실내 돔이라는 공간은 야외 구장과 다른 관람 감각을 만듭니다. 지붕 아래 모이는 소리와 그라운드가 주는 인상부터 다릅니다. 다만 돔에서 경기를 한다고 팀이 반드시 특정한 경기 방식을 택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구장의 특징과 그해 선수 구성은 따로 보아야 합니다.

야구장의 변화는 팬에게 동선의 변화이기도 합니다. 예전에 찾아가던 입구와 좌석 대신 새 공간에 익숙해지고, 다음에 어디에 앉을지 다시 정하게 됩니다. 히어로즈 팬들은 구단의 이름뿐 아니라 홈구장의 변화도 경험했습니다. 그래도 응원하는 선수와 팀의 기록이 이어지기 때문에 이전의 기억이 끊기지는 않습니다.

마지막 문 앞까지 세 번 올라간 팀

배트와 야구 글러브

히어로즈는 2014년과 2019년, 2022년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습니다. 세 번 모두 준우승으로 마쳤지만 상대와 선수 구성은 서로 달랐습니다. 2014년에는 삼성, 2019년에는 두산, 2022년에는 SSG와 마지막 무대를 치렀습니다. 같은 결과라고 세 시즌을 한 장면으로 압축하면 그때마다 올라간 과정이 사라집니다.

저는 준우승이라는 기록을 읽을 때 마지막 패배에만 시선을 두지 않으려 합니다. 그 무대에 서기 위해 정규시즌을 버티고 앞선 승부를 이겨야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당사자와 팬에게는 끝내 우승하지 못한 아쉬움이 클 것입니다. 그 감정을 존중하면서도 정상 바로 앞까지 간 팀의 성취를 함께 이야기할 수는 있습니다.

히어로즈는 2025년까지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야기할 역사가 없는 구단은 아닙니다. 짧지 않은 기간 여러 세대가 큰 경기를 경험했고, 그 무대에서 이름을 알린 선수들도 있습니다. 트로피가 있어야만 한 시즌이 기억할 만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 팀의 가을이 보여 줍니다.

세 번의 한국시리즈 중 2014년은 목동을 홈으로 쓰던 넥센의 시기이고, 2019년과 2022년은 고척을 홈으로 쓰는 키움의 시기입니다. 구단 이름과 경기장을 함께 놓으면 기억이 훨씬 쉽게 정리됩니다. 옛 영상을 보다가 간판이 달라 낯설어져도 서로 다른 팀의 기록으로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같은 히어로즈가 다른 공간과 다른 선수들로 다시 도전한 장면입니다. 팬들에게는 세 번 모두 자기 팀의 가을이었습니다.

선수가 자라는 시간을 지켜보는 재미

2018년 고척돔의 히어로즈 응원석

김하성과 이정후처럼 히어로즈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미국 무대로 향한 선수들은 팀을 소개하는 중요한 이름입니다. 팬들은 완성된 스타의 성적만 본 것이 아니라 아직 어린 선수가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도 함께 보았습니다. 처음의 서툰 모습과 나중의 여유 있는 플레이를 연결해서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 오랜 응원의 재미입니다.

선수의 성장을 팀의 특징으로 이야기할 때도 모든 유망주가 같은 길을 간다고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누군가는 빠르게 자리를 잡고 누군가는 긴 시간을 보냅니다. 대표 선수들의 성공 뒤에는 기회를 두고 경쟁한 많은 선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히어로즈 경기를 볼 때는 유명한 이름 다음으로 누가 올라오고 있는지에도 관심이 갑니다.

이 팀을 한 문장으로 소개한다면 간판이 바뀌는 동안에도 선수와 팬의 시간이 쌓인 구단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목동에서 시작한 기억과 고척에서 새로 생긴 기억, 큰 무대를 경험한 선수와 다음 기회를 준비하는 선수가 함께 있습니다. 히어로즈의 다음 장은 그 모든 시간 위에서 쓰일 것입니다. 아직 오지 않은 우승도 그래서 계속 기다릴 이유가 됩니다.

기록·연혁 참고: 자료 1 · 자료 2 · 자료 3 · 자료 4


이미지 출처

  1. 목동야구장을 홈으로 쓰던 히어로즈의 경기 — UNC - CFC - USFK from Seoul, Republic of Korea, CC BY 2.0.
  2. 고척스카이돔 내부의 그라운드 — Bigsmile20, CC BY 3.0.
  3. 배트와 야구 글러브 — Matt Benson, Unsplash License.
  4. 2018년 고척돔의 히어로즈 응원석 — Trainholic, CC BY-SA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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