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시즌 버튼을 누르기 전에
성적표를 확인하고 선택을 마친 뒤 다음 시즌으로 넘어가는 짧은 시간. 훈련과 역할, 지금의 상태를 읽으면 커리어의 흐름이 조금 더 잘 보입니다.
시즌과 시즌 사이에도 야구는 이어집니다
한 시즌을 끝냈을 때 가장 궁금한 것은 다음 해의 성적입니다. 올해 아쉬웠던 기록을 만회하고 싶고, 잘한 선수라면 더 높은 곳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그러다 보면 시즌 사이의 화면을 빠르게 넘기게 됩니다. 하지만 이번 생은 야구다에서는 경기가 없는 시간에도 선수의 커리어가 이어집니다. 지금 어떤 상태인지 확인하고, 주어진 선택을 마치고, 다음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이 시간을 두는 이유는 선수의 인생을 결과의 나열로만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매년 숫자가 자동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내가 무엇을 기대하고 어떤 방향을 골랐는지가 남으면 같은 성적표도 다르게 읽힙니다. 지난해의 아쉬움이 올해의 선택으로 연결되고, 선택을 마친 뒤에는 결과를 기다리는 마음이 생깁니다.
모든 준비 화면에서 같은 선택지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선수의 단계와 상황에 따라 확인할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난 커리어에서 눌렀던 위치를 기억해 그대로 누르기보다, 이번 선수에게 표시된 설명을 먼저 읽어 주세요. 익숙한 버튼이어도 그 앞에 놓인 선수는 지난번과 다른 사람입니다.
능력치보다 먼저 현재의 상태를 봅니다
시즌 준비를 할 때는 내 선수가 지금 어디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세요. 처음 프로에 들어가는 선수와 여러 해를 뛴 선수, 익숙한 소속에서 다음 시즌을 맞는 선수와 새로운 환경으로 옮기는 선수는 바라볼 지점이 다릅니다. 프로필과 현재 시즌 안내를 같이 보면 지금 결정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쉬워집니다.
훈련 선택이 표시된다면 항목의 이름만 보지 말고 설명을 읽는 편이 좋습니다. 장점을 더 살리고 싶은지, 아쉬운 부분을 보완하고 싶은지 먼저 생각해 보세요. 어느 쪽이 언제나 정답이라고 외워 두면 선수의 개성을 놓칠 수 있습니다. 게임 화면이 안내하는 효과와 조건을 기준으로 비교하고, 표시되지 않은 결과까지 보장된다고 해석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능력치가 변했다는 사실과 다음 시즌 기록이 정확히 그만큼 바뀐다는 기대도 구분해야 합니다. 능력, 맡은 역할, 출전 기회, 시즌의 결과는 서로 관련돼 있지만 같은 숫자는 아닙니다. 그래서 한 번의 선택을 하고도 시즌이 끝날 때까지 지켜볼 일이 남습니다. 모든 결과가 미리 정해져 있다면 준비 화면에서 고민할 이유도 줄어들 겁니다.
이번 한 해에 바라는 것을 하나 정합니다
목표는 작아도 괜찮습니다. 더 많은 경기에 나와 보기, 내가 좋아하는 강점을 성적표에서 확인하기, 낯선 역할에 적응한 한 해를 보내기처럼요. 처음부터 모든 타이틀을 따겠다고 생각하면 웬만한 시즌은 부족해 보입니다. 반대로 확인할 기준을 하나 정해 두면 시즌이 끝났을 때 무엇을 얻었는지 읽기 편해집니다.
가령 지난 시즌에 기회가 적었다면 다음 해에는 출전 기록을 먼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성적의 기복이 아쉬웠다면 한 항목만 보지 말고 여러 기록이 함께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목표를 적으면 게임이 그 목표에 맞춰 결과를 만들어 준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용자가 커리어를 읽는 기준을 스스로 정해 보자는 제안입니다.
계약이나 이벤트처럼 별도의 결정을 요구하는 화면에서는 선택이 처리됐다는 안내까지 확인해 주세요. 선택지를 읽는 단계와 시즌이 실제로 진행되는 단계가 다를 수 있습니다. 처리 중에는 잠깐 기다리고, 오류가 표시됐다면 안내를 먼저 읽는 편이 좋습니다. 빨리 넘어가려다 같은 버튼을 여러 번 누르는 것보다 지금 어느 단계인지 아는 쪽이 오히려 편합니다.
선택은 남고 결과는 다음에 옵니다
준비가 끝났다고 반드시 기대한 성적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야구를 보는 재미에는 그 간격이 들어 있습니다. 기대보다 잘하면 왜 좋았는지 돌아보고, 부족하면 어느 부분이 아쉬웠는지 읽습니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해의 선택 전체가 아무 의미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다음 시즌에 참고할 경험이 하나 생긴 것입니다.
커리어를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자신만의 취향도 생깁니다. 한 가지 강점이 뚜렷한 선수를 좋아할 수도 있고, 약점을 조금씩 줄여 가는 선수를 좋아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런 차이가 남는 게임이었으면 합니다. 똑같은 선택을 따라 해야만 즐길 수 있는 구조보다는, 내가 고른 방향을 나중에 기억할 수 있는 편이 한 사람의 야구 인생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시즌 버튼 앞에서 오래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선택을 마치고, 이번 해에 보고 싶은 장면을 하나 떠올려 보세요.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성적표가 열리는 순간 숫자를 읽는 이유가 조금 달라질 겁니다. 방금 나온 결과를 확인하는 동시에, 시즌 전에 품었던 기대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왔는지 보게 되니까요.
이미지 출처
- 미국 VyStar Ballpark의 야간 경기 — Keiteay, CC0.
- 배트와 야구 글러브 — Matt Benson, Unsplash License.
- 대전 한밭야구장 — ko:User:Prister, CC BY-SA 3.0.
- 2017년 잠실야구장의 야간 경기 — Cyberdoomslayer, CC BY-SA 4.0.